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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동처방 & 운동과학

운동과 탄수화물 섭취 그리고 지방연소(다이어트)의 삼각관계 --?

예전에 피트니스 월드에 유부빌더님이 재미있는(저는) 글을 올려주신 적이 있습니다. [밥심으로 알아본 다이어트와 운동과의 관계] 라는 글이었는데 보통 탄수화물을 운동전에 섭취하면 운동에 도움이 된다고 알려져 있다는 것에 대한 반론(?) 이었습니다. 

요걸 한번 울궈먹어야겠다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미루다 미루다 이제 올려봅니다. 

Training Low, Race High 1.

훗, 평상시에는 거지같이?

탄수화물의 체내 저장량을 높이는 것이 운동할 때에는 중요한 일입니다. 운동 중 사용되는 에너지원으로 쓰임새에 있어 지방이나 단백질에 비해 속도면에서 훌륭한 효율을 보이기 때문입니다. 왜 마라톤을 뛰기 전에 바나나를 먹는 것도 그런 이유도 있고, 간혹 마라톤 경기가 화제가 될때 소개되는 며칠간 탄수화물(밥 등)을 전혀 먹지 않다 시합 전날만 탄수화물을 먹는다는 등의 방법은 모두 시합시 체내 탄수화물의 저장량을 최대화 시키기 위해서라 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제목이 [Training Low, Race High]잖아요? 이런 저런 의미로 해석될 수 있지만 운동에 관한 오랜 격언인 [훈련은 박하게, 경기는 후하게]라 할 수 있습니다. 그것이 영양이든 환경이든 말이죠. 얼마전 올렸던 고지 트레이닝 관련된 Living High, Training Low와는 딴판입니다. ^^;; [고지트레이닝의 유효기간과 효과는?

제가 근무하는 곳에서는 창 밖으로 간혹 뛰려고 오시는 분들이 보입니다. 가끔은 몇몇이 무리를 이루어 오기도 하는데 출발하고 원위치로 오는데 긴 시간이 걸리지 않는 것을 보아서는 그리고 서로 순위를 매기지 않는 것을 보아서는 그냥 달리기를 하는 것 같은데 매번 시작전에 바나나를 먹고 있습니다. 거기다, 바나나도 시작 직전에들 드시더군요 --;; [운동을 할 때의 영양섭취에 대해]

그런데 안타까운 사실 이지만 이 오랜 격언이 특히 탄수화물의 경우 평상시 훈련할 때는 경기를 뛰는 것 처럼 후하게 해주지 않아도 된다는 의미에도 해당이 되기도 하는 것 같습니다. 

Training Low, Race High 2.

겉보기에는 멀쩡해 보였겠습니다만...

한 연구에서 하루는 왼쪽 다리를 하루는 오른쪽 다리를 훈련시키는 형태로 10주간 '같은' 운동을 시켰다고 합니다. 극악무도하게도 한쪽은 '탄수화물을 많이' 반대쪽은 '탄수화물을 적게' 섭취하게 하고 훈련기간 전후에는 근육까지 떼어다 분석한 이 연구[각주:1]에서는 10주간의 시간이 지난후 보니 양 다리의 근육의 지구력 차이가 굉장한 차이가 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그런데 근육이 더 커졌다고 보기에는 어려움이 많이 있습니다. 

그런데 전에 유부빌더님의 글에서 처럼 운동능력/수행력에 대해서 차이가 있다 없다가 혼재하고 있기는 합니다. ^^;;  

지금까지는 '(심폐/근)지구력'과 관련된 것이었지만 근력운동과 관련되서는 낮은 탄수화물은 그리 도움되는 것은 아닙니다. 오히려 피해야 하는 것이겠죠 

이런 혼돈은 훈련방법이나 각각의 연구들에서 보는 변인에 따라 달라지기도 하는데 일부는 그냥 운동능력이 아니라 좀 더 생물학적인 부분까지 파고들었습니다. 

Training Low, Race High 그리고, 다이어트

마바리님이 올려주신 [똑같이 먹어도 나만 살찌는 이유는 뭘까?]에 보면 지방연소용량이라는 말이 나옵니다. 즉, 사람에 따라서 지방을 태우는 능력이 사람마다 다르다는 것인데 이 탄수화물이 적은 상태에서(적게 섭취한/섭취된) 트레이닝을 한 경우 이런 부분의 개선이 이야기 되기도 합니다. 

엉...? 레알?




잠깐 다른 이야기로 넘어가서, "운동은 [       ]로 한다." 고 하면 중간 괄호에는 무엇이 들어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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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자기 왠 미토콘드리아냐 하겠지만 실제로 몸이 움직이고 운동을 하는데 사용되는 에너지의 대부분은 미토콘드리아에서 생성이 됩니다. 탄수화물이 에너지로 사용되는 과정의 일들은 미토콘드리아 바깥에서 이루어지지만 '지방'의 경우에는 미토콘드리아 안에서 그 과정이 일어나게 되는데 실제로 운동을 하게되면 얻게 되는 것 중 하나가 튼실한 미토콘드리아를 갖게 되는 것이라 할 수 있겠습니다. 

그런데 한 연구[각주:2]에서 탄수화물을 적게 먹고 훈련을 한 결과와 많이 먹고 운동을 한 결과를 비교했을때 두 경우 실제 운동능력의 차이는 별로 없었지만 미토콘드리아의 효소들에 대한 차이가 나타났다고 발표했습니다. 그것도 탄수화물을 적게 먹고 훈련을 한 사람들이 더 높게 나타났습니다. 이런 이유들로 탄수화물의 섭취상태가 낮은 상태에서 운동을 하는 것이 지방대사능력/지방연소능력의 향상시켜 줄 것이라 '의심'되고 있고, 쥐를 대상으로 한 연구들에서는 일부 이런 보고들이 나오고 있다고 합니다. 

Caution!! 그렇다고 따라하시라는 것은 아닙니다 -_-

아, 그러니까 탄수화물 초큼만 먹고 운동해야겠다는 생각을 갖으시면 안됩니다. 뭐 새로운 것 처럼 포장을 해 놓았지만 조금만 에둘러보면 공복운동이 지방연소에는 더 효과적이라는 이야기들도 있었습니다. 물론 효과가 없다는 것은 아니지만, 


보여지는 효과나 장점만큼 보상작용이나 위험도 있기 마련입니다. 다른 것을 충분히 먹는다 하더라도 당연히 주식인 '밥'을 충분히 먹지 못하면 힘이 없겠죠? 탄수화물을 충분히 섭취하지 못할때는 피로가 더 심한 것은 물론이고, 근육량의 손실도 있을 수 있습니다. 

물론, 탄수화물 고갈상태(glycogen-depleted state) 트레이닝 방법이라 나와있는 것도 있습니다만 따라하거나 적용시켜볼 필요까지는 없을 것 같습니다. 

운동 또는 스포츠 생리학이라는 것이 예전에는 '경기력'에 촛점이 맞추어진 경우가 많아서 평상시 훈련이나 운동 그리고 선수가 아닌 일반인에게 적용시켰을때는 특정 방법들 중에 맞지 않는 경우도 있습니다. 이벤트성으로 격하게 운동을 해야할때는 특별한 방법이나 보충할 것들이 필요하겠지만 평상시에는 그냥 자신의 생활패턴이나 식습관에 맞추어 운동을 하면 될 것 같습니다. 그러니 평상시에 운동을 할 때에도 운동전에 바나나 같은 것을 드시거나 아침을 굶으시거나 탄수화물을 안드시거나 할 것 까지는 없을 것 같습니다. 늘 경기 나가듯 운동할 필요는 없으니까요 
 

뭐, 어쩌라는거야?


라는 생각이 드실지 모르겠습니다. '어쩌라는 것'이라기 보다는 평범한 것이 가장 좋을 수 있다는 것이 되겠습니다. --;; 물론, 발생할 수 있는 보상작용이나 부작용 등등을 억제할 수 있고 대응방안들을 세세하게 마련하면서 할 것이라면 저탄수화물 요법을 사용할 수 있겠지만 '아, 됐고' (황정음버전) 겠고, 평상시에도 탄수화물을 필요이상으로 빠방하게 해주는 것은 그리 필요치는 않을 것 같습니다. 

뭐... 국민건강영양조사 보니 평균적인 한국인이라면 막 이상한것 같지는 않더군요 --;; 


  1. Anne K. Hansen, Christian P. Fischer, Peter Plomgaard, Jesper Løvind Andersen, Bengt Saltin, and Bente Klarlund PedersenSkeletal muscle adaptation: training twice every second day vs. training once dailyJ Appl Physiol, Jan 2005; 98: 93 - 99. [본문으로]
  2. Wee Kian Yeo,1 Carl D. Paton,2 Andrew P. Garnham,3 Louise M. Burke,4 Andrew L. Carey,1 and John A. Hawley1. Skeletal muscle adaptation and performance responses to once a day versus twice every second day endurance training regimens. 2008. J Appl Physiol 105: 1462-1470 [본문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