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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읽고)뒷북

MSG는 원래 '머리가 좋아진다'는 성분이었다. - 동적평형

그저께 서점에 가서 몇 권의 책을 구매하였는데 그 중에 한 권이 '동적평형'이라는 책이었습니다. 

제목으로 삼은 것은 그 책의 내용 중 하나인데 1965년 즈음에는 지금은 배척당하고 있는 MSG(글루탐산 소다)가 먹으면 '머리가 좋아진다'라는 소문이 돌았다고 합니다. 

실제 뇌내에서 뉴런과 뉴런 사이의 연락을 담당하는 다양한 화학물질이 존재하고 그 중 하나가 글루탐산이기 때문에 '머리가 좋아진다'라는 말이 생겨났다고 합니다. 그런데 실제로 글루탐산이 보충이 필요한 경우가 없을 뿐더러 섭취한 음식물이 뇌로 직접 들어가지 않도록 관문이 있기 때문에 '머리가 좋아지는' 일 같은 것은 발생되지 않고 오히려 'NO MSG'를 표현하는 것이 당당한 태도일 정도로 좋지 않은 성분인 것으로 밝혀져왔습니다. 

첫 머리부터 낚시질로 시작했는데 개인적으로 이 책에서 서술된 몇 가지 사례와 비유중에서 가장 가깝게 느껴지지 않을까 해서 소개해 봤습니다. 가 아니고 그냥 낚시용으로 좋겠다 싶어서... --;;;

생명현상은 선형(linear)이 아니다. 




이 책에서 수차례 표현되는 것 중에 인상깊었던 것은 '비선형관계'라는 것과  '단순한 메카니즘'이라는 것이 있습니다. 사실 제가 주로 다루는 '운동'의 영역에서도 '투입된 노력'과 '노력의 결과'를 단순한 관계로 인식하기도 하고 '굶는 양'과 '빠지는 살'을 마찬가지의 관계로 생각하고 계시는 경우가 많이 있습니다. 제 책 '피트니스가 내 몸을 망친다' 중에서도 운동의 지방감량이나 소모 칼로리에 대해 에너지대사로만 계산되던 것에 대해 다른 요소나 보상반응차원에서 설명해 놓은 것들이 있는데 많은 경우 이렇게 에너지대사나 칼로리 계산 등에 대입하여 딱딱 맞아떨어지지만은 않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 '꼭 그렇지 않다'라고 주절거리는 경우가 많은데 위의 그림처럼 A의 투입이 늘어났을때 B또한 비례해서 늘어나는 단순한 선형관계라면 좋겠지만 우리 몸과 관련해서는 다차원의 복잡다난한 경우가 많다는 설명이 와닿는 부분이 많았습니다.

그래서 이것이 좋다고 하니 이걸 많이 먹으면, 흡수가 안된다고 하니 더 잘게 부수어 먹으면 이라는 가정들이 '소용없는' 경우가 많고 실제로 그런 오류들을 수 없이 저질러 왔다고 설명하고 있습니다. 

사실 저 녹색의 그래프는 제가 더 꼬아놓은 것이고 책에서는 이런 형태의 그래프가 '자연계에서' 취해지는 현상이라 설명하고 있습니다. 그렇지만 자연계가 아닌 상태의 것을 설명해 놓은 것에서는 오히려 녹색의 복잡한 그래프가 저자의 의도와 더 맞지 않나 합니다. 

콜라겐 섭취에 대한 것이라든지 다이어트를 분자생물학자의 시각으로 바라보는 것 등을 통해 우리가 단순하게 바라보았던 것들이 사실은 좀 더 복잡한 관계를 갖고 있고 '실제로 나타나는 반응은 왜 기대와 다른가'를 이해할 수 있게 해줍니다. 

음식으로 섭취한 단백질이 몸 어딘가에 전해져 거기서 부족한 단백질을 보충한다는 생각은 참으로 초보자적인 생명관이다. -중략- 생명은 그런 단순한 기계론을 훌쩍 뛰어넘는 이른바 동적인 효과로서 존재하는 것이다. 이와 같은 구조의 '건강 환상'은 사실 곳곳에 존재한다.  - 동적평형 중

끊임없는 흐름의 한 가운데 - 동적평형
저자는 끊임없이 흐르면서 정교한 균형을 유지하는 것, 끊임없이 파괴하고 항상 재구축하는 것 을 동적평형이라 정의하고 있습니다. 생체를 구성하고 있는 분자가 빠른 속도로 분해되고 음식의 형태로 섭취된 분자로 대체되는 과정 그 흐름 속에서 일정한 상태를 유지하고 있는 것을 '살아있다'고 표현하고 있는데 이런 흐름 속에서 환경의 변화에 적응하고 자신의 몸을 상처를 치유하는 것들이 이루어 진다고 말합니다.  이런 '지속 가능한 것'에 대해서 무언가를 물질적 제도적으로 보존하거나 사수하는 것이 아니라 설명합니다. 

늘 뉴스와 기사에서는 '획기적인'신개발이나 새로운 발명 등이 보도되지만 시간이 지나면 '그리 간단한 문제가 아니다'라고 하거나 '걸림돌이 있다' 또는 소리없이 잦아들어가게 됩니다. 이런 것들이 생명현상은 기계적이지 않고, 선형관계가 아니며, 단순한 메카니즘이 아니기 때문이라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뭐... 어디까지나 이 책을 막 읽고난 느낌으로는 ^^ 

"우리가 다가가려 애쓰는 대중은 머리 셋 달린 소나 샴 쌍둥이, 수염이 나는 여성 따위의 이야기로 관심을 끌어모으던 시절의 문화적 수준에 머물러 있다" - 에드윈 슬로슨, 이 때문에 과학이 대체로 짧게 보도되며 항상 '가장 ....한'으로 끝맺는 기사로 작성된다. - 셀링 사이언스 중 

크게 관련이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책 중간에 있는 한 장(chapter)의 제목은 '그걸 먹나요? - 부분만 보는 사람들의 위험'이고 첫 소제목은 '소비자에게도 책임은 있다'였습니다. 그리고 마지막 소제목은 '전체는 부분의 총화가 아니다'이고... 다음 장(chapter)의 제목은 '생명은 시계장치인가?' 였습니다. 

뭐 어쨌든, 이런 이유들로 어디서 '이거 좋아, 이번에 밝혀졌어'나 '완전 획기적이야', '곧 XX때문에 XX은 정복된다'와 같은 것은 '지금 당장 따라하시오'나 '빨리 지르세요'를 의미하지는 않습니다. 

이런저런 과학적인 사실, 사례들이 빗대어져 설명되는데 미토콘드라아가 별개의 생물이라는 것이나 위의 내부는 신체의 외부라는 이야기 등등 개인적으로는 재미있는 부분이 많았습니다. 아... 물론 이런 쪽에 관심이 없다면 정말 재미없겠지만요... 

그런데 눼이버 평점은 5.0이네요 
음... 그저께 서점에서 집에 오는 길에 이 책을 읽고 네이버에서 평점을 본 다음 트위터에 '전 재미있게 읽었는데 네이버는 5점이래요'라고 트윗하니 유부빌너님 께서 '넌 변퉤'라고 하셨습니다. 


변퉤?


그나저나 저번에 [인간은 달리기 위해 태어났다. - 본 투 런, 길게 :)]의 글을 통해 말씀드린 발가락 신발은 주문한지 2주가 더 지난 시점에서 '재고 없음'이라는 문자로 없던일로 만들어 버린 위즈위드 때문에 한참 미루어질 것 같습니다. 

동적평형 - 10점
후쿠오카 신이치 지음, 김소연 옮김/은행나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