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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가락 신발(비브람 파이브 핑거스) 사용기 및 실험기

부제 : 발가락 신발(Vibram Five fingers ; 비브람 파이브 핑거) 를 이용한 맨발 달리기(barefoot running)의 효과와 제한점 등 

얼마전 일명 발가락 신발이라는 것을 구매하였다고 글을 올린적이 있습니다. [맨발 달리기가 가능하다는 발가락 신발 왔습니다.] 그때 글을 올리며 운동 중 에너지 소모량(산소섭취량)에 대해 실험했다고 하였는데 그 동안 저 신발을 신고 달리기를 꾸준하게 하였고, 미약하게나마 동작의 변화에 대해서도 살펴보았습니다. 

저 신발의 효용은 '맨발 달리기와 같은 형태의 운동이 가능'하다는 것에 있는데 차이가 없다고 할 수는 없지만 거의 동일하다고 간주하고 진행해 보았습니다. 어차피 앞으로도 맨발 달리기와 같은 운동을 하게 된다면 저런 형태의 신발을 사용할 것이기 때문이죠 

맨발 달리기 왜?

왜 맨발 달리기인가에 대해 의문이 드실지 모르겠습니다. 그래서 맨발 달리기에 대해 약간의 설명을 해보려 합니다. 사실 이렇게 '맨발 달리기'를 할 수 있게 해준다는 '제품'이 나오기 까지는 수년동안 '맨발 달리기가 신발을 신고 달리는 특히 쿠션이 좋은 신발 보다 좋다'는 연구결과들이 발표되어 왔기 때문입니다. 

당연히 발을 보호하고 운동시 관절들에 가해지는 충격을 줄여주는 것이 신발 특히 운동화라고 생각을 해 왔지만 이런 생각을 배반하고 있는 것입니다. 실제로 맨발 달리기가 특별히 달리기 부상을 유발하거나 심화시키지는 않는다고 하기도 하고[각주:1], 최근에는 비싼신발일 수록 오히려 더 많은 부상을 일으키고 저렴한 신발일 수록 오히려 부상의 발생이 줄어든다고까지 이야기 되고 있습니다. 

이런 연구결과들이 우리나라에서 더 확산되게 된 것은 Nature지에 이와 관련된 연구가 소개되고 언론에서 알려주게 된 것 때문인데 이런 연구들의 내용을 요약해 보자면 이렇습니다. 

운동화를 신고 달릴때(shod running)시에는 충격을 흡수하기는 하지만 자신도 모르게 자연스럽게 운동시 동작이 뒷꿈치부터 닿는 형태로 달려지게 된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맨발로 달릴때에는 이와 반대로 자신도 모르게 스스로 발의 앞부분부터 딪게 된다는 것입니다. 

그런데 이 차이에서 많은 부분이 변하게 됩니다. 발의 앞부분 부터 바닥에 닿게 되면서 관절에 가해지는 충격량이 줄어들게 된다고 수 많은 연구들에서 나타나고 있습니다. 그 때문에 달릴때 발생되는 총 충격량은 오히려 맨발로 달리는 것이 더 낮거나 거의 같다고 보고 있습니다. 

이런 것들이 신발을 신고 완충작용이 좋은 고급 신발일 수록 우리 몸에서는 알아서 '더 충격을 받는 형태로'달리게 된다고 하는데 그 과정에서 맨발로 달릴때와는 발목 관절 등의 움직임이 차이가 나고 또 근육들 또한 그렇다고 합니다. 

또, 지적되는 것은 고유수용성 감각으로 발을 신발로 감싸고 있을 때에는 발이 갖고 있는 고유의 감각이 떨어지게 되지만 맨발(또는 맨발과 비슷한 환경)에서는 이런 능력이 개선되고 이런 감각의 입력을 통해 자신의 동작이나 운동 등을 조절하는 능력이 개선되게 된다는 것입니다. 

어찌 되었든 이러한 장점들과 효과들이 점차 밝혀지고 있는 이때 '본 투 런(Born to Run)'이라는 책과 'Chi Running'이라는 책이 출간되고 나름 인기를 얻으면서 일반사람들에게 일부 인기를 끌고 있기도 합니다. 

맨발 달리기 vs 운동화 달리기 동작은?

우선 충격량과 달리기를 할 때의 움직임의 차이가 발생되기 위해서는 실제로 '주법'의 변화가 일어나야 합니다. 그런데 저의 경우에는 전에도 [인간은 달리기 위해 태어났다. - 본 투 런, 길게 :)] 언급한 적이 있는 것 처럼 약간 정상이 아닌 편이기 때문에 '나도 과연?' 이라는 생각을 하기는 했지만 

<위의 동영상은 쿠션이 좋은 운동화를 신었을때의 달리기, 아래 동영상은 발가락 신발을 신었을때의 달리기 시의 다리와 발의 움직임에 대한 동영상입니다.>


큰 차이가 눈에 띄일지는 모르겠지만 우측 상단의 박스에 발의 접지부분을 확대해 놓았습니다. 일단 운동화(충격흡수가 굉장히 좋은 형태의)와 비교했을때 발가락 신발(맨발달리기 형태의 운동이 나타난다는)의 경우 발 뒷꿈치가 거의 사용이 되지 않습니다. 

조금 더 쉽게 보기 위해 같은 단계에서 양쪽 발의(접지기와 추진력기) 각도를 보면 확연히 차이가 나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즉, 저의 경우에도 기존의 연구들에서 지적한것과 큰 차이를 나타내지 않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오히려 기존에 제시되던 것에 비해 운동화를 신고 달렸을때 발 뒷꿈치가 바닥에 닿을때 발 등쪽으로의 굴곡(dorsiflexion)이 일반적인 경우보다 더 심한 편인데 발가락 운동화를 신고 달릴때에는 상당부분 완화가 되었습니다. 그리고 그림으로 비교해 보아도 알 수 있듯 발로 바닥을 미는(push off) 동작을 할 때의 각도는 더 커진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이것이 제게 특히 더 중요한 이유는 달릴때 발생되는 정강이(tibilalis) 부분의 근육피로와 통증이 감소되게 되기 때문입니다. 저렇게 발이 발등쪽으로 많이 굴곡되는 것(이로 인해 전경골근의 긴장이 높은 것)을 전부하 또는 전긴장(pre-activation) 이라 표현하는데 운동화 특히 완충작용이 큰 것의 경우 자연스레 저런 동작이 나오게 되고 저 동작은 충격량이 많기 때문에 충격을 받을 것을 대비해 정강이의 근육이 미리 긴장을 하게 된다고 합니다. 또, 저 이유와 발목에 대한 영향 등으로 정강이(tibialis)에 더 많은 스트레스(shear force)를 가하게 됩니다.

하지만 맨발로 달리는 경우에는, 발가락 신발의 달리기에서 발을 미는 동작이 오히려 각도가 커진 것과 같이 종아리(triceps surae muscles)의 근육이 더 많이 작용을 하게 되게 된다고 합니다. 즉, 운동화를 신고 달리는 것과 사용되는 근육에는 어느 정도 차이가 있을 수 있지만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더 긍정적인 패턴이 아닐까 합니다. 

더 힘들까? 아니면... 

조금 전에 비교해 보았던 것 처럼 실제로 에너지 소모량이나 산소섭취량과 같은 것들은 어떠한 차이를 보이는지 보았습니다. 보통 기존의 연구들에서 제시된 것들은 '달리기'만 제시된 경우가 많았는데 각 단계를 30초씩으로 나누어 2분마다 강도를 올려가며 실험해 보았습니다. 

1-4는 걷기 5-8은 가벼운 조깅, 9-12는 러닝 정도인데 걷기에서는 오히려 발가락 신발을 신은 것이 더 많은 에너지를 사용하는 것 같고(3을 제외하면) 러닝으로 갈 수록 발가락 신발을 신었을 때의 에너지 소모량이 더 줄어들게 됩니다. 즉, 동일한 강도의 운동(러닝)을 할때 맨발(또는 발가락 신발과 같이 맨발 달리기가 구현되는 것)의 경우 덜 힘들게 할 수 있고 에너지 효율이 높다고 볼 수 있습니다.

일단 '제 경우'라는 전제를 다시 강조해야 할 것 같은데 이 실험들과 경험기들은 어디까지나 제 경우, 그리고 일반화 시키기는 힘든 결과라는 것을 강조하겠습니다. 

 실제로 대략 20여일 동안 운동을 해 본 결과 달릴때에는 덜 힘들고 걷기를 할 때에는 더 힘들게 느껴지는데 그것은 걷기를 할 때에는 자연스럽게 '발 뒤꿈치를 닿으며 걷기(heel strike)'가 일어나기 때문인 것 같습니다. 저 외에도 제가 산 것을 보고 구매하신 한 형님께서도(그분도 운동이 전공) 걷는 것이 더 힘들다고 말씀하시고 있습니다. 

저 그래프를 보면 '똑같네'라고 생각될지 모르겠지만 러닝시에 수치로는 1MET(안정시 에너지 소모량) 만큼의 차이가 나는 정도입니다. 

넌 어땠어?

약 20여일 동안 제 경험으로는 [맨발 달리기, 좋다고 하니 따라해보자?]에서 처럼 일단은 주의할 점이 많다는 것입니다. 만약 평상시 운동화에 익숙해져 있는 경우 처음 며칠 동안은 특유의 느낌과 불편감이 있게 되고 거리나 속도가 어느 정도 되게 되면 아무래도 발에 스트레스가 느껴지게 되기는 합니다. 

저렇게 수 많은 장점이 있지만 '익숙하지 않은' 것을 하게 된 다는 것에서 오는 신체적인 불편감이 아주 없지 않은데 며칠 전에는 조금 거리를 늘렸다가 발에 물집이 잡히기도 했습니다. 아무래도 맨발에 신어서 그런것 같습니다. -_- 즉, 좋다고 무작정 따라하지는 마시라는... 

개인적으로 forefoot running 이라는 주법을 일반 운동화를 신고 해보려고 했지만 잘 되지 않았는데 자연스럽게 이루어지는 것이나 생각보다 가볍게 달려진다는 것 등등이 무척 만족스러웠습니다. 저뿐 아니라 제 유혹에 넘어가신 분 또한 비슷한 의견을 갖고 있습니다. 

소문에 따르면 이와 관련된 연구(신발이나 역학)를 하시는 모 대학의 한 교수님께서도 이 신발을 신고 운동뿐 아니라 평상시에도 교정을 다니신다고 합니다. 또, 제 유혹에 넘어간 분은 무심코 학교 식당에 그 신발을 신은 채로 갔다가 온 시선을 한 몸에... --;;; 전 아직... 그렇게 까지는... 


싸이 미니홈피 허세버전

맨발로 달리기를 시작했다. 
발 밑으로 느껴지는 돌맹이의 감촉이 
바닥의 고르지 않은 노면이 
하나 하나 느껴지고 몸이 반응을 한다. 
불편하지만 
불쾌하지는 않다
아니, 
원래 이래야 하는 것일지도 모르겠다

뭐... 허세버전 옆으로 적당한 이미지가 위로 쭈욱 올라가고 있으면 대략 미니홈피 허세버전 되는... 

다시 말씀드리지만 어디까지나 일반화시키기는 힘든 개인의 경험과 실험기라 생각해 주셨으면 합니다. 저도 마지막에 달리면서 발생된 반응들 (물집과 발에 대한 스트레스) 특히 운동화와 차이나는 점을 적어 놓았지만 이런 것들이 아직 장기적인 반응이나 변화 등에 대해 명확히 나오지는 않았기 때문에 관심이 있다 하더라도 조심스럽게 접근할 필요가 있습니다. 

결론 및 요약 : 맨발 달리기 형태의 달리기를 할 수 있게 해주는 신발, 전 좋았어요 

왜... 주식에 이런 말이 있다고 합니다. 누가 어떤 종목을 추천하고 권유해도 결국 선택하고 매수한 '손가락'이 잘못이라는...  그냥 그렇다는 겁니다. -_-

리퍼런스는 일일이 달아놓으려고 하다가 ... 내용이 섞이고 뭉퉁그려 설명하게 되어서... 킁.. 

아... 저걸 신고 걷는 것은 스트레스가 심하고 달리는 것은 동일 속도에서 에너지가 덜 사용되는 경향이 있어서 '다이어트 신발'이라 하기는 힘들 것 같습니다. 

최근 운동의 경향으로 꼽히는 것 중에 최소주의(minimalism)와 자연주의(naturalism)이 있습니다. 최대한 자연적인 상태는 살리고, 운동의 목적이나 효과를 최대화 시키기 위해 덧붙여 있던 것들을 최소화 시키는 것 또 덧붙여진 것 외에도 운동의 동작이나 방법이 인위적으로 변한것들을 자연스럽게 하는 것 등인데 운동은 이렇게 몸이 원래 가진 것만 잘 활용해도 충분한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 
  1. Kara Vormittag, Ronald Calonje, and William W. Briner. Foot and Ankle Injuries in the Barefoot Sports. 2009. Current Sports Medicine Reports [본문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