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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추억&잡설

고등학교 졸업식에서 전교생의 야유를 받은 이유는?

요즘 나체 졸업식 및 여러 졸업식 관련된 사건들이 주목을 받고 있는데 이런 일들을 보면서 잠시 잊고 있던 예전 고등학교 졸업식때 있었던 일들이 기억이 났습니다. 

http://www.iyctv.net/coding/view.asp?s=4&seq=2750

제 졸업식때 사진은... 아니지만

졸업식때면 대부분 의자에 엉덩이를 붙이고 앉아있지만 그 중 몇몇은 자신의 이름이 불리며 단상위에서 상이든 표창장이던지 간에 무언가를 받게 됩니다. 그런데 이제까지 딱 한번 고등학교 졸업식때 이런일이 제게도 생겼습니다. (저 그런놈입니다. -.-V) 

고등학교때 청소년적십자활동을 했었는데 제가 1학년일때 저희학교에서 창단을 했고, 그러니까 저희학교 청소년적십자(이하 RCY) 1기인 셈이였습니다. 어쩌다보니 1학년때 창단한 RCY의 회장을 하게 되고 2학년이 될때까지 계속하게 되었습니다. 

뭐... 이런 훈남은 아니었고, 글로벌 리더 뭐 이런것도 아니었고...


이를 어여삐봐주신 담당선생님께서 대한적십자의 상을 하나 땡겨주셨죠 --;; 음... 요즘 같으면 대학갈때 유용하게 써먹겠지만... 쩝... 

졸업식은 강당에서 진행이 되었고 부모님은 관중석(실내경기장겸용 강당이었음)에 계셨습니다. 졸업식 중간에 제 이름이 불리고 뿌듯한 기분으로 올라가는데 한두명이 우워어 하는 환타지 영화의 몬스터 괴성을 지르기 시작하고 대략 500명 정도되는 전교생이 갑자기 모두 따라하기 시작했습니다. 

가슴을 펴고 당당하게 걷던 모습은 갑자기 엉거주춤하게 변하고 관중석의 부모님을 보니 당황한 모습이 역력했습니다. '아~~~ 왜!!!' 제가 무슨 죽을죄를 지었길래 이랬을까요

어이 짝궁, 너도 야유했냐? 설마?

사진이고 뭐고 그냥 더 자고 싶었던... 

일찍 찾아왔던 변성기
 키는 큰편이었지만 저째만 해도 나름 애띤 얼굴(확일할 바가 없으니 믿으세요 -,-+) 이었는데 문제는 제 목소리. 제 변성기는 중학교때 찾아왔습니다. 

이웃분들 중에 전화통화를 하거나 뵈었던 분들도 계신데 제 목소리는 초큼 굵은편입니다. 그런데 중학교때와 고등학교때에는 그 인상이 강했나봅니다. 그리고 사실 목소리가 자리잡기 전이라 그런지 더 걸걸거리기도 했고요. 어쨌든 나이에 어울리지 않게 걸걸러리는 목소리였으니까요 

특히나 당시 친구들 말로는 '욕톤이 좋다'고들 합니다. 
남학교에서 이름대신 서로 욕으로 부르는거야 뭐... --;;

하지만 제 목소리로 욕을하면 더 꽂힌다고들 하더군요. 그래서인지 저를 부를때는 친구들이 제 목소리를 흉내내면서 욕을 하고는 했습니다. 그리고 수업시간에 제 이름이 불려도 여기저기서 제 목소리 흉내내는 것이 들리기도 했고요

저음의 욕톤, 그덕분에 
그 덕분에 저는 이제껏 선생님들도 경험해보지 못한 '전교생의 야유 속'에 단상위에 올라간 졸업생이 되었습니다. 

그때 교장선생님은 살짝 귀찮다는듯 빨리빨리 진행을 하다 동공이 풀리시는 것 같았습니다. 아... 뭐 그냥 제 생각이고요.. --;; 
진행을 맡았던 한문 선생님은 아이들을 진정시키려고 노력하셨지만 졸업하는 마당이라 아무도 들어먹지 않았습니다. 

덕분에 저는 '학교생활 어떻게 한거냐'라는 시선에 목숨걸고 해명을 해야했고

뭐 좋게 생각하면 친구들이 배경음악 깔아줬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

어렸을때 이런저런 목소리 관련 사연들이 있었지만 그 중 단연 최고는 요 졸업식이라 생각합니다. ^^. 

설마 그냥 내가 싫어서는 아니었겠지? -_-